슬로우밀리를 만드는 사람들
No.10
2020.11.03
슬로우밀리 심사역 장태훈 #01
심사역이 알려주는 빌라 건축비용의 모든 것
슬로우밀리 심사역 장태훈 첫 번째 이야기
심사역이 알려주는 빌라 건축비용의 모든 것
장태훈 PRO | 슬로우밀리 심사역
중소형 주택 개발 분야에서 "금융"은 사람의 신체기관 중 "혈액"에 비유할 수 있다. 혈액은 신체를 순환하며 각 조직에 필요한 산소를 전해주는데, 이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신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결국엔 멈춰버린다. 이처럼 "금융"도 적시적소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개발 사업이 지체되다가 멈춰버릴 수 있다. 테라랩스의 장태훈 PRO는 슬로우밀리 주택 사업이 처음부터 끝까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돈의 흐름을 관장하는 심사역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구보다 바쁘게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안녕하세요 장프로님, 간단히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테라랩스에서 슬로우밀리 전 프로젝트의 '건축 자금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장태훈입니다. 쉽게 말해, 슬로우밀리를 짓는 데 필요한 돈을 은행에서 빌리고, 그 돈들이 각 건축 단계별로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관리하며, 주택이 다 지어진 후에는 금융기관에 빌린 돈을 상환하기까지의 모든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다소 생소한 분야인데, 일반적인 아파트 대출과는 많이 다른가요?
아파트 대출은 일반적으로 KB 아파트 시세를 기반으로 대출 비율이 산정됩니다. 그러나 신축 사업의 경우 토지를 담보로 토지 담보 대출을, 준공 후 건물 가치를 기반으로 시설자금대출을 진행해요. 통상적으로 총 사업비(빌라 건축비용)의 80%까지 대출이 가능합니다.
Q. 준공 후 가치가 높으면 대출이 잘 나올 것 같은데, 이를 높이기 위한 심사역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준공 후 예상가치평가가 높으면 아무래도 대출 한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당연히 유리합니다. 그러나, 부동산 감정평가 3방식이라는 기본 대원칙을 골격으로 입지와 상품적인 특징, 시점 등이 보정되어 최종 가치 수준이 산정됩니다. 슬로우밀리는 상품 기획 단계부터 우수한 입지를 선정하며, 특화 설계는 물론 고급 건축 자재로 상품성을 높였기 때문에 "프리미엄 주택"임을 어필했습니다. 덕분에 주변 사례 대비 10% 정도 높은 준공 후 가치 평가를 받았어요.
Q. 총 빌라 건축비용은 얼마나 들어가나요?
총 사업비는 크게 1) 토지비 2) 건축비 3) 금융 등 기타비 로 구성되요.
사업비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땅 값"은 지역마다 편차가 큽니다. 제2종 일반주거지역 기준, 송파구는 땅의 모양이나 도로조건에 따라 상이하지만 통상 4~6천 정도의 시세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대지면적으로 곱하면 대략 땅 값에 대한 추산이 가능합니다.
건축비는 건축 자재를 의미하는 "재료비"와 인건비를 의미하는 "노무비"가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해요. 인건비는 기술자 등급별로 차이는 있지만, 유사한 건물 구조라는 전제하에 현장마다 대동소이합니다. 결국 "건축 자재값"이 건축비를 좌지우지합니다. 그래서 소위 "평당공사비"라는 말은 애초에 맞지 않는 말이예요.
사업비는 지역, 토지의 크기, 세대 수, 건축 자재 등에 따라 상이하지만, 저희팀에서는 통상 50억~80억 사업비 규모를 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Q. 땅 값도 비싼 송파구에서, 고급스럽게 지으면 사업 이윤이 낮아지는 거 아니에요?
사업 이윤을 보존하려면 매출을 높이거나, 지출을 줄이면 되요. 그런데, 매출은 무한정 높일 수가 없죠. 시세 대비 5~10%정도의 프리미엄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저희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은 지출을 많이 줄이는것입니다.
저희는 지출을 줄이기 위해 "분양 마케팅비용"을 사업수지표에 반영하지 않았어요. 통상적으로 부동산은 한 건물당 2~3억의 마케팅 예산을 확보하는 데에 반해 저희는 그 돈을 다 공사비로 돌렸죠. 분양대행사를 거치지 않고 저희가 직접 분양/임대하여 유통 마진을 줄이면, 저희 사업 이윤을 보존할 수 있습니다.
Q. 보통 일반적인 빌라가 12~13평형대면, 방 2개로 계획하는 주택이 많은데, 슬로우밀리는 같은 면적임에도 방이 하나만 있더라구요. 이런 방의 갯수가 주택 가치에 영향을 미치진 않나요?
빌라 업계에서는 실사용 면적 12~13평(전용 29m2)이면 공식처럼 2룸으로 기획해요. "방의 갯수"가 가장 우선시 되죠.
저희팀 모두 밀레니얼 세대인데, 방 두개를 만들기 위해 구획된 비좁은 거실이 우리 세대에게 '최적의 주택 구조인가' 라는 물음이 있었어요. 방이 두 개라면, 보통 작은 방은 드레스룸으로 사용해요. 실제로 슬로우밀리 팀에서 투룸에 거주하는 1인 가구 29명을 대상으로 공간별 체류시간을 조사해보니 드레스룸에 머무는 체류시간은 주중 기준, 하루 평균 고작 5분 내외였습니다.
그래서 슬로우밀리는 머무는 시간이 많은 거실과 부엌 공간의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취했어요. 대신에 드레스룸을 대체할 수납공간을 계획하였어요. 최근 10억대로 분양된 고가 오피스텔인 르피에드나 펜트힐 케스케이드도 침실 하나로 계획되는 평면이 대다수였습니다.
슬로우밀리는
밀레니얼을 위한
새로운 도시형생활주택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