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밀리를 만드는 사람들
No.13
2020.12.14
슬로우밀리 CM담당 류상호 건축가 #02
건축 시공 과정 꼼꼼하게 확인하기
슬로우밀리 CM 담당 건축가 류상호 두번째 이야기
건축 시공 과정 꼼꼼하게 확인하기
류상호 PRO | 슬로우밀리 기획설계 · CM 담당
빌라에 하자가 많을 것이라는 편견. 류상호 건축가는 그 편견을 깨고, 걸작이라 불릴 수 있는 다세대주택을 지을 수 있다고 말한다. 건축을 전공하고, 설계뿐 아니라 건축 교육, 건축 사업 기획, CM 등 다방면의 경험을 가진 그에게 빌라 하자에 대한 궁금증을 모조리 물어봤다.
Q. 슬로우밀리(다세대주택) 는 누군가의 집이자, 소중한 공간이 될 텐데요, 튼튼한 건물을 짓기 위해 각별히 신경 쓰시는 과정이 있을 것 같아요.
2년 전 발생한 상도유치원 붕괴, 포항, 울산의 지진 등으로 토목 및 구조에 대한 안전 기준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에요. 슬로우밀리는 해당 규정에 따라 '지반 보강 공사' 등 과정을 통해 구조 안전성을 확보할 예정입니다.
Q. 지반 보강 공사란 무엇인가요?
땅을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뭔가를 더 넣어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거예요. 크게 두 가지 타입이 있는데, 파일(파일: 말뚝을 풍화암이 나오는 지점까지 토양에 박아서 넣는 것)을 박는 공사는 깊이가 상당히 깊어 경제성이 나오지 않습니다. 때문에 슬로우밀리는 '토질 치환공법'을 사용해서 지반 보강 공사를 할 예정입니다.
'토질 치환공법'은 토양을 일부 걷어낸 다음, 골재(돌, 특수하게 만든 구조물) 등을 건물의 기초 밑 부분에 채워주는 거예요. 골재와 토양의 마찰력으로 건축물의 하중을 지지하는 공법입니다. 이후 지내력 테스트(지반이 얼마나 힘을 받을 수 있는지 시험해보는 테스트)를 받고, 테스트 기준을 통과하면 착공에 들어갑니다.
Q. 일반적인 빌라를 보면 금이 가거나 누수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집 구할 때 이런 부분을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건물을 지탱하는 힘에는 두 가지가 있어요. 당기는 힘과 누르는 힘. 건물의 면을 만드는 콘크리트는 압축, 누르는 힘을 담당하고 철근은 인장, 당기는 힘과 휨을 담당해요. 그래서 벽에 금이 간다고, 건물 붕괴까지 우려하실 필요는 없어요. 금이 가도 건물을 지지하는 철근이 나무뿌리처럼 버티고 있거든요.
일반적으로 거주자분들이 보는 금이 간 벽은, 콘크리트 이후 미장, 면 마감을 한 부분에 금이 간 거예요. 실제로 콘크리트 면까지 금이 갔는지는 미장을 다 걷어내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누수의 경우, 방수공사를 한 부분이 어떤 사유로 인하여 훼손됐기 때문에 물이 새는 거예요. 골조공사(콘크리트로 벽까지 만들어 놓는 것) 이후 테라스가 생기는 부분에 방수공사를 진행합니다. 건축 연수가 오래된 건물 옥상을 보면, 초록색 바닥을 보실 수 있어요. 그게 방수 도막칠을 해둔 거예요.
최근 지은 건물의 테라스에 들어가는 방수는 아스팔트 복합방수, 시멘트 복합방수 등으로 좀 다르게 생겼습니다. 그런데 방수에 보호몰탈을 치지 않은 상태로 방수층 위에서 사람이 직접적으로 활동하면 방수층이 깨질 수 있어요. 방수층에 보호몰탈을 쳐 줘야 오래 보존됩니다.
실제로 옥상 바닥면이 깨져서 회색 콘크리트가 보이는 걸 자주 보셨을 거예요. 비가 오면 그 사이로 물이 새서 콘크리트가 물을 먹게 되고, 밑으로 흘러 벽을 타고 누수가 생길 수 있습니다.
Q. 금이 간 벽을 따라 누수가 발생하면 위험한 상황인가요?
그대로 오랫동안 방치하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요. 철근이 안에 있는 이유는 철과 물이 만나면 부식이 되는데, 그걸 콘크리트가 보호해 주기 위함이에요. 그런데 누수가 발생한다는 건 콘크리트를 따라 물이 흘렀다는 거고, 철근까지 물이 닿았을 확률이 높다는 거죠.
그런 벽은 누수를 막아주는 게 가장 우선이에요. 비가 왔을 때 물이 새는 부분을 찾아서 방수제를 발라주고, 시멘트 같은 걸 사서 덧발라주면 어느 정도 문제는 해결돼요. 다만 이건 긴급하게 사용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꼭 전문 시공 업체에 맡기셔야 합니다.
Q. 집 구할 때는 몰랐는데, 거주하다가 누수가 발생한다면 정말 당황스러울 것 같아요. 슬로우밀리는 누수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어떤 과정들을 거치나요?
슬로우밀리는 옥상을 테라스로 사용하는 건물이에요. 그래서 각별히 신경 써서 시공 관리를 할 예정입니다. 구체적으로 설명드리면, 도막칠 한 면 위에 보호 몰탈과 기포 콘크리트를 친 후 타일을 깔 예정입니다. 그리고 옥상 전체에 물을 채워 넣은 다음에 3일 정도 가두고, 방수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그러면 물이 새는지 확실하게 점검할 수 있죠.
Q. 누수 이외에 슬로우밀리 거주자분들의 편안한 생활을 위해, 특별히 신경 쓰시는 부분이 있다고 들었어요.
건물 시공에서 누수만큼 중요하게 봐야 하는 부분은 단열이에요. 아파트의 경우 보통 내단열을 하고, 빌라에서는 외단열을 합니다. 단열 성능은 외단열이 훨씬 좋습니다.
슬로우밀리도 외단열을 하지만 부분적으로 내단열을 써야 하는 곳이 있어요. 그런 부분을 '콜드브릿지'라고 하는데 이 부분을 놓치지 않고 내단열 처리가 잘 됐는지 꼼꼼하게 현장 점검을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단열재와 단열재 사이를 기밀하게 붙였냐 안 붙였냐에 따라 그 사이로도 찬 기운이 침투할 수 있어요. 찬 기운이 침투하지 않게 그 사이를 우레탄폼으로 메우는데 그 부분도 중점적으로 확인하려고 합니다.
Q. 슬로우밀리 시공을 관리하시면서, 각 시공 단계별로 체크하실 부분을 간략하게 알려주세요.
골조가 올라갈 때는 정확하게 치수대로 공사가 되어 있는지, 골조 벽이 서 있어야 하는 곳에 서 있는지, 현장에서 임의로 변경 한 건 없는지 확인합니다. 그리고 철근이 구조 도면에 있는 대로 정확히 배근이 되어 있는지, 철근 두께는 맞는 걸 사용했는지, 철근의 양과 간격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 봐야 해요.
골조 공정이 끝나면 마감 공정에 들어가는데 거기서는 방수가 잘 됐는지, 맞는 자재가 잘 입고가 됐는지 확인합니다. 슬로우밀리는 모든 공정 과정을 3D 시뮬레이션으로 만들어놨기 때문에 비교해서 체크할 예정입니다. 실내 같은 경우에도 일반적인 주택에서 잘 볼 수 있는 히든 몰딩, 마이너스 걸레받이, 간접 등 조명 라인이 적용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시방서대로 잘 설치됐는지 확인합니다
Q. 슬로우밀리는 어떤 주기로 어떻게 관리하실 건가요?
현장에는 최소 주 1회 방문할 예정이고, 공사관리 시스템을 통해 현장 소장님이 올려주시는 일일보고를 확인해서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할 예정입니다. 현장 사진, 입고된 자재, 투입된 노무, 공사 진행 상황 등을 디테일하게 보고받게 됩니다.
Q. 류상호 프로님은 20여 개의 현장 관리 경험이 있으신데, 보통 현장에 나가시면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제가 현장을 나갈 때는 항상 도면을 가지고 갑니다. 도면대로 공사가 잘 되고 있는지 안되고 있는지를 체크하는 게 현장 관리의 가장 주안점이에요. 그러려면 도면이 주는 정보가 많아야 해요. 즉 현장에서 임의로 결정할 수 없도록, 모든 공사 과정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표기해 주는 거죠.
슬로우밀리는 설계 도면이 약 500장 정도로 다세대주택 기준으로 매우 많은 편이에요. 그 도면과 현장을 비교해서 제대로 지어지고 있는지 확인할 예정입니다.
Q. 슬로우밀리 시공 관리 담당자로서 한마디 부탁드려요.
모든 빌라에 하자가 많을 거라는 편견을 깨고 싶어요. 저희는 여느 고급 아파트에 못지않은 좋은 자재를 사용하고, 건실한 시공사를 통해 시공을 해요.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죠. 그에 따른 가치를 인정받을 준비는 다 했어요. 슬로우밀리가 만들어가는 주택 시장의 혁신을 지켜봐 주시길 바래요.
슬로우밀리는
밀레니얼을 위한
새로운 도시형생활주택 입니다.